
26일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2024 KBO 시상식, LG 홍창기와 박동원이 행사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email protected]/2024.11.26/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수준급 포수가 귀한 시대다.
자동볼판정시스템(ABS) 시행 이후 프레이밍의 시대는 저물었다. 하지만 다른 주목할 능력이 부각되고 있다.
강한 어깨와 빠른 동작으로 만들어내는 팝업 타임. 도루저지 능력이다.
피치클락 개선 움직임 속에 이번에는 일단 유예했지만 견제횟수 제한이 언제 생길 지 모른다. 포수의 도루저지 능력이 더욱 중요한 이유다.
LG 트윈스
가 22일 투수
장시환
, 포수 김민수를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선수단 뎁스가 두터운 통합 우승팀. 방출시장 '줍줍'은 다소 이례적 행보로 보인다.
다다익선인 투수, 특히 불펜 투수 장시환 영입은 이해가 가는 측면이 있다.
LG는 올시즌 불펜진 부상과 부진 등으로 정상 운영에 애를 먹었다. 팀 선발 평균자책점 3.52로 한화에 이어 2위였던 LG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4.25로 3위였다. 시즌 한때 김진성 김영우 두명에 의존해 불펜을 꾸려 나간 적도 있다. 경험 많은 불펜 한명이라도 더 있으면 환영할 만한 일이다. 게다가 LG는 김진성이란 어마어마한 성공 사례가 있다.
2007년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현대 유니콘스에에 입단한 장시환은 히어로즈를 거쳐
KT 위즈
와 롯데 자이언츠에서 뛰었다. 2020 시즌부터는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전성기를 보냈다. KBO 통산 17시즌 동안 416경기 787이닝 29승 74패 34세이브 35홀드 5.31의 평균자책점. 파이어볼러로 2022 시즌 한화에서 9홀드 14세이브를 기록했지만, 지난 두 시즌 필승조 경쟁에서 밀렸고, FA 계약 만료가 된 올 시즌 후 방출 당했다.

15일 삼성 라이온즈 선수단이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스프링캠프 훈련을 실시했다. 김민수가 수비훈련을 하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email protected]/2022.02.15/
장시환 영입보다 삼성 출신 포수 김민수 영입에 더 큰 관심이 모아진다.
안정적 포수 능력에 밝은 성격으로 투수들과 호흡이 좋은 포수. 특히 강한 어깨로 커리어 내내 안정적인 도루저지 능력을 보여준 수비형 포수다.
LG는 빅네임 1년 후 FA 자격을 얻는
박동원
홍창기
와의 비FA 다년 계약을 준비중이다.
김민수 영입은 혹시 모를 박동원 계약 불발이란 최악의 경우를 대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일까.
그런 가정은 크게 없다. 미래의 일은 알 수 없지만, 김민수 영입은 단지 백업 포수 강화 차원이다. 박동원 잔류에 대한 LG의 의지는 그만큼 확고하다.
최종 규모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LG는 두 선수 모두 잡을 수 있는 상황이다. 미리 룸을 확보하기 위해 이번 겨울 FA시장에서 최대한 보수적으로 움직였다.
대형계약이 예상되는 FA시장의 거물급 두 선수. 경쟁균형세(샐러리캡) 여유가 크지 않은 LG 입장에서 두 선수를 모두 잡기 위해서는 치밀한 계산을 통한 시장 접근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 18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상위 40인 연봉합계에서 LG는 131억5486억원으로 상한액 137억1165만원에 5억5679만원을 남겨뒀다.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이 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훈련을 가졌다. 박동원이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고척=박재만 기자 [email protected]/2025.11.05/
다행인 점은 경쟁균형세 상한액이 내년 2026년부터 2028년까지 3년간 매년 5%씩 상향된다는 점. 올해 137억 1165만원인 상한액은 2026년 143억 9723만원, 2027년 151억 1709만원, 2028년 158억 7294만원으로 조정된다.
초과 시 제재도 완화됐다.
1회 초과 시 기존 초과분의 50%에서 30%로 줄었다. 2회 연속 초과 시 100%이던 제재금을 50%를 완화했는데 치명적으로 피해야 하는 지명권 하락 페널티가 폐지됐다. 3회 연속 초과시에만 100%에 다음 시즌 1라운드 지명권 9라운드 하락이란 감당할 수 없는 손해가 있다.
또 한가지, 대형계약이 예상되는 홍창기의 경우 원팀 프랜차이즈 스타 예외 규정을 통해 평균 연봉의 50%만 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결 부담이 덜하다.
포수 백업 자원이 두텁지 않은 LG는 최근 젊은 포수 자원들이 줄줄이 군입대 하며 공백이 생겼다.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LG 이주헌, 김성우가 수비 훈련을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email protected]/2025.10.26/

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4차전 KT와 LG의 경기, LG 김범석이 8회초 1사후 중전안타를 치고 진루하고 있다. 수원=최문영 기자 [email protected]/2023.11.11/
1라운드 거포 유망주 김범석이 시즌 말 입대했고, 지난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돼 화제를 모았던 김성우도 4차례 도전 끝에 최근 상무에 입대했다. 2003년생 예비역 포수 이주헌이 있지만 경험 많은 백업 포수가 필요했다. 김민수를 영입한 배경이다.
2014년 드래프트 2차 2라운드 24순위로 한화에 입단 한 김민수는 2017년부터 삼성 라이온즈에서 백업 포수로 활약했다. 8시즌 160경기 타율 1할9푼8리 49안타 27타점 4홈런 25득점.
LG는 장시환과 김민수 영입에 대해 "장시환은 풍부한 경험을 갖춘 베테랑 선수로, 투수진 뎁스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해 영입했다. 김민수는 안정된 수비로 포수진에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두 선수 모두 성실함을 바탕으로 선수단에 좋은 모범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