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춘추]
LG 트윈스 팬들에게 오스틴 딘(33)은 이제 단순한 외국인 타자가 아니다. 힘이 필요할 때마다 방망이를 들어 올렸고, 팀이 흔들릴 때면 묵묵히 중심을 잡았다. 시즌이 끝나가는 지금, 팬들의 마음속에 남은 한 가지 바람은 분명하다. "내년에도 잠실에서 '잠실 오씨' 오스틴을 보고 싶다." 그리고 그 소망은 현실이 될 듯하다.
올해 오스틴은 타율(0.311), 홈런(29), 타점(92) 모두에서 팀 기대치를 채워줬다. 출루율은 무려 0.391, OPS(출루율+장타율)는 0.979에 달한다. 특히 최근 10경기 타율은 0.474로 LG의 막판 순위 싸움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하지만 숫자보다 더 값진 건 그가 만들어낸 순간들이었다. 중요한 승부처에서 터진 홈런, 그리고 언제나 팀 문화 정착과 전파를 위해 헌신하는 모습까지. 팬들은 그의 승부욕, 성실함과 끈기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LG 구단도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차명석 LG 단장은 25일 스포츠춘추와 통화에서 "그만한 타자가 없다"고 했다. 그 말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다. 일단 해외 시장에 오스틴 만한 선수가 없을 뿐더러, 새 외국인 타자를 데려와 다시 적응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 무엇보다 오스틴은 'LG DNA'를 가장 빨리 흡수한 외국인 타자 중 하나다. 동료 선수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고, 팬들에게 진심 어린 제스처를 보여온 선수다. 이런 선수를 놓치는 건 오히려 리스크다.
내년에도 잠실구장 1루 덕아웃에서 LG 유니폼을 입고 방망이를 휘두르는 오스틴이 팀에 있는 건 팬들이 그리는 가장 이상적인 그림이다. 그리고 그 그림은 결코 꿈같은 상상이 아니다. LG와 오스틴, 이미 서로가 서로에게 가장 좋은 답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황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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