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2025년도 배드민턴 여자 단식의 최강자는 단연 안세영(23, 삼성생명)이다. 부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세계 랭킹 1위로 군림하는 안세영은 지난 주말 프랑스 세송세비녜에서 열린 2025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750 프랑스오픈 결승에서 세계 2위 왕즈이(중국)를 42분 만에 2-0(21-13, 21-7)으로 완벽하게 제압하며 시즌 누적 상금 10억 원을 돌파하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결승전은 시작부터 안세영의 지배력이 돋보였다. 초반에는 왕즈이가 팽팽히 맞섰지만, 안세영의 날카로운 스매시와 치밀한 수비 전략 앞에 흐름은 급속히 기울었다. 첫 게임 16-13의 균형 상황에서 긴 랠리를 승리로 장식하며 상대의 기세를 꺾었고, 이어진 연속 득점으로 21-13으로 마무리했다.
두 번째 게임은 그야말로 안세영의 독무대였다. 초반부터 5-0으로 앞서기 시작해 중반 13-3까지 점수 차를 벌리며 왕즈이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무력화시켰다. 최종 스코어 21-7은 상대를 압도한 안세영의 절정 기량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이번 우승으로 안세영은 프랑스오픈 2연패를 달성했으며, 통산 3번째 우승 기록까지 추가했다. 더욱 눈부신 점은 올 시즌 출전한 13개 국제대회 중 무려 9개 대회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슈퍼750 대회 5관왕이라는 경이로운 업적을 달성했다. 말레이시아, 전영, 인도네시아 오픈(슈퍼1000)뿐 아니라 인도, 일본, 중국, 덴마크, 프랑스(슈퍼750) 오픈까지 모두 제패하며 독보적인 시즌을 완성했다.
안세영은 혼자만의 힘으로 중국세를 완전히 잠재웠다. 8강에서 혼신의 힘을 다한 가오팡제(19위)를 따돌린 데 이어 준결승에서는 '원조 숙적' 천위페이(5위)를 87분간 치열한 혈투 끝에 따돌렸다. 지난 8월 지금과 같은 프랑스에서 열린 세계개인선수권대회 준결승 패배의 설욕에 성공했다.
중국이 기대하던 안세영 천적 관계도 다시 사라졌다. 올해 천위페이에 5승 2패로 여유있게 앞서면서 통산 전적에서도 14승 14패 동률을 만들었다. 과거 열세였던 관계를 완전히 뒤집은 안세영은 결승에서는 체력 부담마저 무색하게 하는 압도적 경기력으로 왕즈이를 제압했다.
금전적 기록도 역사적이다. 이번 프랑스오픈 우승 상금 6만 6,500달러(약 9,534만 원)를 추가하며, 2025년 한 해 누적 상금이 10억 원을 돌파했다. 세계선수권에서 부침을 이겨내고 9월부터 다시 중국 마스터스 우승, 코리아오픈 준우승, 덴마크오픈 우승 등을 통해 이미 상금 기록을 차근차근 쌓아왔으며, 이번 프랑스오픈까지 우승컵을 거머쥔 결과다.
안세영은 BWF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한 월드투어 커리어 통산 상금 또한 220만 7,341달러(약 31억 9,289만 원)로 역대급이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건 뒤 쏟아지는 광고 러브콜을 차단하고, 선수 본연의 모습에만 열중하겠다던 안세영의 각오가 3년째 정상을 수호하는 배경이다.
안세영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남은 11월 호주오픈(슈퍼500)과 12월 월드투어 파이널 중 하나만 우승해도 2023년 자신이 세운 단일 시즌 여자 단식 최다 우승 기록(9회)을 경신할 수 있다. 두 대회 모두 우승할 경우 일본 남자 배드민턴 전설 모모나 겐토의 역대 단일 시즌 최다 우승 기록(11회)과 동률을 이루게 된다. 안세영의 질주는 배드민턴 역사에 또 하나의 전설을 새기며 이어지고 있다.
조용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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