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대전, 김지수 기자) LG 트윈스의 'V4'를 견인한 김현수가 2025시즌 팀이 정상으로 향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순간 중 하나로 캡틴 박해민의 홈런을 언급했다.
염경엽 감독이 이끄는 LG는 지난 10월 31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한국시리즈(7전 4승제) 5차전에서 한화 이글스를 4-1로 이겼다. 1~2차전과 4차전에 이어 5차전까지 삼켜내고 우승 트로피의 주인이 됐다.
김현수는 올해 한국시리즈를 지배했다. 타율 0.529(17타수 9안타) 1홈런 8타점으로 펄펄 날면서 시리즈 MVP의 영예를 안았다. 개인 통산 세 번째 우승 반지까지 손에 넣고 2025시즌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현수는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올해로 프로에서 20년차다.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하는 날이 올 줄 생각도 못했는데 이렇게 수상하게 돼 너무 기분이 좋다"며 "좋은 팀, 좋은 선후배를 만났던 게 너무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현수는 2018시즌을 앞두고 LG 유니폼을 입었다. 팀에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던 LG는 김현수의 합류 이후 서서히 끈끈한 팀 컬러가 갖춰지기 시작했다. 2019시즌부터 가을야구 단골 손님이 됐고, 2023시즌에는 29년 만에 통합우승으로 '한'을 풀었다.
LG는 2024시즌 통합 2연패는 좌절됐지만, 2025시즌 다시 왕좌를 되찾았다. 투타에 걸쳐 신구조화가 뚜렷했고, 베테랑들은 승부처와 고비 때마다 존재감을 보여줬다.

김현수는 LG가 올해 페넌트레이스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할 수 있었던 중요한 순간 중 하나를 묻는 질문에 주저 없이 "광주에서 박해민이 (9회) 동점 3점 홈런을 쳤던 경기"라도 답했다. 2025시즌 결코 잊지 못할 장면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현수가 언급한 경기는 7월 22일 광주 KIA 원정 주중 3연전 첫 게임이었다. LG는 당시 1위를 달리고 있던 한화에 5.5경기 차 뒤진 2위에 머무르고 있었다. 오히려 3위 롯데에 2경기, 4위 KIA에 2.5경기 차로 쫓기고 있었다.
LG는 4-1로 앞선 8회말 불펜 난조 속에 6실점, 4-7로 역전을 허용했다. 9회초 KIA 마무리 정해영이 마운드에 오르면서 패배이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했다.
그러나 LG는 무너지지 않았다. 9회초 1사 1, 2루에서 캡틴 박해민이 극적인 동점 3점 홈런을 작렬, LG를 패배의 수렁에서 구해냈다. 이어 김현수의 역전 1타점 적시타, 상대 실책으로 한 점을 더 보태 9-7의 승리를 챙겼다.

LG는 7월 22일 승리를 시작으로 후반기 53경기 35승17패1무로 고공비행을 이어갔다. 한화에 뒤져 있던 5.5경기 격차를 뒤집고, 1.5경기 차로 1위에 올랐다.
반대로 KIA는 LG에 일격을 당한 뒤 무너졌다. 후반기 19승35패1무로 10개 구단 최저 승률(0.352)을 기록하면서 LG와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김현수는 "올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게임을 하나 꼽는다면 (7월 22일) 그 경기가 생각난다"며 박해민의 홈런을 치켜세웠다.
박해민 역시 "팀 동료들 덕에 기분 좋게 울었던 한국시리즈 4차전, 지난 7월 22일 KIA와의 정규시즌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웃었다.
LG의 'V4'를 이끈 김현수, 박해민은 2025시즌 종료와 동시에 나란히 FA 자격을 취득한다. 3년간 2차례 트윈스를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려 놓은 염경엽 감독은 트윈스의 미래를 위해 두 사람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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