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대전 김진성 기자] “내가 원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LG 트윈스의 심장, 정신적 지주 김현수(37)가 한국시리즈 MVP에 선정됐다. 김현수는 한국시리즈 5경기서 17타수 9안타 타율 0.529 1홈런 8타점 3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예전에는 가을만 되면 고개를 숙였는데, 이번엔 그렇지 않았다. 한국시리즈서 가장 뜨거운 타자였다.
그런 김현수는 LG의 통합우승 확정과 함께 FA 자격을 얻었다. 본래 4+2년 115억원 계역의 보장 4년만 끝나는 시점이다. 그러나 +2년 옵션을 채우지 못해 자동적으로 FA가 됐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역대 FA 계약총액 톱10(비FA 다년계약 제외)/한국시리즈 우승경력
1위 최정(SSG)-302억원(2015년 86억원+2019년 106억원+2025년 110억원)-2018년 SK, 2022년 SSG
2위 양의지(두산)-277억원(2019년 125억원+2023년 152억원)-2015~2016년 두산, 2020년 NC
2위 김현수(LG)-230억원(2018년 115억원+2022년 115억원)-2015년 두산, 2023년, 2025년 LG
4위 강민호(삼성)-191억원(2014년 75억원+2018년 80억원+2022년 36억원)
5위 이대호(은퇴)-176억원(2017년 150억원+2021년 26억원)
6위 손아섭(NC)-162억원(2017년 98억원+2022년 64억원)
7위 나성범(KIA)-150억원(2022년 150억원)-2020년 NC, 2024년 KIA
8위 황재균(KT)-148억원(2018년 88억원+2022년 60억원)-2021년 KT
9위 최형우(KIA)-147억원(2017년 100억원+2021년 47억원)-2011~2014년 삼성, 2017년, 2024년 KIA
10위 박민우(NC)-140억원(2023년 140억원)-2020년 NC
LG의 통합우승을 이끈 김현수와 박해민은 2025-2026 FA 시장의 ‘탑2’ 박찬호와 강백호에 버금가는, 혹은 그 이상의 좋은 FA 계약을 따낼 가능성이 언급된다. 꾸준히 각자의 포지션에서 리그 탑클래스 성적을 냈고, 야구 외적으로도 후배들의 모범이 되는 좋은 선배이자 좋은 형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김현수는 “FA는 뭐 내가 원한다고 되는 게 아닌 것 같다”라고 했다. 자신을 어필해달라는 질문에는 솔직하게 “그냥 다른 구단이 나는 다 알지 않을까? 언제 못하고, 언제 잘하는지 너무 많은 수치가 나와있는 선수다.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라고 했다.
겸손한 대답이다. 그러나 겸손함과 달리 김현수의 가치는 FA 시장에서 폭등할 전망이다. 업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건 김현수의 성적이 아닌 리더십과 워크에식이다. 성적은 사실 최근 2~3년간 그렇게 압도적이지 않았다. 올 시즌에는 140경기서 타율 0.298 12홈런 90타점 66득점 OPS 0.806 득점권타율 0.362로 좋았다.
김현수는 “보기보다 내가 정이 좀 있는 스타일이라, 모든 사람에게 정을 좀 챙기는 스타일이다. 그리고 후배들에게 베푸는 건 선배들에게 많이 배웠기 때문에 그렇다. 그래서 그렇게 한 거고 그리고 내가 바꿨다기보다 저희 선수들이 바꾼 거죠. 후배들, 지환이 은성이, 다른 팀 가긴 했지만 강남이 뭐 이렇게 찬규 다 이런 선수들이 바꿨다고 생각하고요. 제가 LG에 오고 나서 아마 여기 홍보팀장님이나 프런트가 많이 힘들었을 겁니다”라고 했다.
김현수의 이런 측면까지 높게 평가한 구단들은 김현수 영입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현수는 이번 FA 시장에서 역대 최초로 100억원대 계약을 세 번이나 받아내는 것에 도전한다. 아울러 73억원 이상의 계약만 체결하면 최정(39, SSG 랜더스)과 양의지(38, 두산 베어스)를 넘어 역대 FA 계약총액 1위를 탈환한다.
최정이 1년 전 SSG와 4년 110억원 계약을 체결하면서, 총액 기준 302억원 계약으로 FA 계약총액 1위에 올랐다. 이젠 김현수가 FA 재벌들의 역사를 새롭게 쓸 조짐이다. 최정과 양의지도 100억원대 계약을 세 번이나 체결하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