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민재가 국제무대에서도 정밀한 타격을 선보였다. 빠른 공과 변화구 적응력 모두 탁월했다. 뉴시스
올 시즌
LG 트윈스
의 핵심 타자로 활약한
신민재
(29)가 국제무대에서도 정밀한 타격을 선보였다.
신민재는 15일부터 이틀간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비 평가전 2경기에 리드오프 2루수로 선발출전해 10타수 4안타 1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신민재를 비롯한 타선의 활약에도 1무1패에 그쳤다. 불펜의 제구 난조가 뼈아팠다. 그래도 확실한 공격 첨병을 얻은 건 고무적이다.
신민재가 통한 건 처음 본 구종에도 재빨리 적응해서다. 15일 1차전에선 모리우라 다이스케(히로시마 도요 카프)의 초구 커브가 등 뒤에서 떨어질 듯 스트라이크(S)존 하단의 모서리를 스쳤다. 신민재는 침착했다. 그는 유인구를 골라 2B-0S의 유리한 볼카운트를 점한 뒤, 복판에 몰린 시속 144㎞짜리 직구를 중전안타로 연결했다.
백미는 기타야마 고키(니혼햄 파이터스)와 승부다. 신민재는 0B-1S서 기타야마의 낙차 큰 포크볼에 배트를 헛돌렸다. 그는 고개를 끄덕인 뒤, 기타야마가 같은 곳에 던진 145㎞의 포크볼을 참았다. 승부를 풀카운트로 끌고 간 그는 155㎞의 포심패스트볼을 받아 쳐 내야안타로 연결했다. 기타야마의 포심 평균 구속은 153.2㎞로, 이날 등판한 일본 투수들 중 다이라 가이마(세이부 라이온스·154.4㎞)에 이어 2번째로 빨랐다. 라쿠텐 골든이글스의 강속구 불펜 후지히라 쇼마(150.6㎞), 니시구치 나오토(150.3㎞)도 신민재에게 안타 1개씩 허용했다.
신민재는 대표팀에 필요했던 타자다. 대표팀은 2023년 WBC에서 ‘구속 혁명’에 뒤처진 현실을 깨달았다. 이후 KBO리그에도 평균 150㎞의 투수가 우후죽순 생겨났다. 투수의 구속이 빨라지면 타자도 배트 스피드를 끌어올려 적응한다. 타자가 적응하면 투수는 구속을 더 끌어올리거나 변화구를 개발해 대처한다. 신민재는 이 과정을 잘 거친 타자다. 그는 올 시즌 160㎞짜리 피칭 머신을 비롯한 훈련을 통해 ‘구속 혁명’에 발맞춰 진화한 타자가 됐다.
김현세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