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스포츠]
BWF 파이널스서 일본 조 꺽어
69분간 혈투 끝 2대 0 승리
한국 복식조 2연패는 26년 만
이소희는 통산 세 번째 우승

배드민턴 여자복식 백하나(위)와 이소희가 21일(한국시간) 중국 항저우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5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스 여자복식 결승전에서 후쿠시마 유키-마쓰모토 마유 조를 꺾고 우승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한국 배드민턴 여자복식의 이소희(인천국제공항)-백하나(MG새마을금고) 조가 2년 연속 배드민턴 왕중왕에 등극하며 부활을 알렸다. 이번 왕중왕전에 나서기 전까지 올해 우승이 1회에 그쳤던 이들 조는 시즌 마지막 대회에서 극적으로 우승 횟수를 추가하며 내년을 향한 기대를 키웠다.
세계랭킹 7위 이소희와 백하나는 21일(한국시간) 중국 항저우의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5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스 여자복식 결승전에서 후쿠시마 유키-마쓰모토 마유(일본·5위) 조를 게임 스코어 2대 0(21-17 21-11)으로 꺾고 우승했다. 이들은 상위 랭커 8팀만 출전하는 왕중왕전 성격의 이 대회에서 지난해에 이어 다시 정상에 오르며 자존심을 지켰다.
한국 조가 왕중왕전에서 2연패를 달성한 것은 과거 그랑프리 파이널 시절이던 1998년과 1999년 혼합복식에서 연속 우승한 김동문-나경민 조 이후 26년 만이다. 이소희는 신승찬(인천국제공항)과 호흡을 맞춰 우승컵을 거머쥔 2020년 대회를 포함해 통산 세 번째 왕중왕전 우승을 기록했다.
이소희와 백하나는 69분 동안 이어진 혈투에서 승부처마다 집중력을 발휘하며 승리를 쟁취했다. 특히 1게임에서 무려 9번의 동점이 나왔다. 이소희와 백하나는 17-17 동점으로 팽팽히 맞선 상황에선 연속 4득점을 끌어내며 첫 번째 경기를 끝냈다. 2게임에서는 경기 중반까지 접전을 펼치다가 12-10으로 리드를 잡은 뒤 8연속 득점을 몰아쳐 승기를 굳혔다.
이들은 지난해 왕중왕전과 배드민턴 최고 권위의 전영오픈을 포함해 시즌 4관왕을 달성하며 기세를 올렸다. 세계랭킹도 2위까지 올랐다. 하지만 올해 13차례 국제대회에 출전해 왕중왕전 전까지 단 한 번의 우승에 그치는 부침을 겪었다. 지난 10월 슈퍼 750 대회인 덴마크오픈 우승이 유일했다.
그러나 이들 조는 올 한 해 동안 좋은 활약을 보여준 최고 실력파 선수들만 출전하는 왕중왕전에서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며 여전한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소희와 백하나는 이번 대회에서 세계 2위 김혜정(삼성생명)-공희영(전북은행) 조, 3위 류성수-탄닝(중국) 조, 후쿠시마 유키-마쓰모토 마유 조 등 상위 랭커들을 연달아 격파하며 정상에 올라섰다. 특히 전날 준결승에서 만난 류성수-탄닝 조를 상대로는 올해 3전 전패를 당하다 첫 승을 거두는 반전을 보여줬다.
우승 확정 직후 백하나는 양손에 라켓을 쥔 채 이소희의 등에 올라타는 세리머니로 승리의 기쁨을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