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인크레디웨어 레전드리그 1R 4G
사이버오로, 맥아더장군에 2-1 승
2016년 시니어리그라는 이름으로 출범한 레전드리그는 2022년 들어 여자 기사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했다. 참가 연령은 우리 나이로 40세. 이를 통해 지난 3년 간 조혜연 9단과 권효진 8단, 이다혜 5단 등 여섯 명의 기사가 레전드리그 무대를 밟았다.
4년 차를 맞은 올해는 이런 흐름이 더 굵어지고 빨라졌다. 참가 기사만 해도 전체 32명 중 9명으로 역대 최다. 그 중 3명의 신입생, 김혜민 9단과 박지은 9단, 이민진 8단은 최정 이전을 대표했던 말 그대로 '센 여동생들'이다.
면면을 봐도 지난 시즌 큰 바람을 몰고 온 이창호 9단과 75년생 동기들에 비해 크게 꿇릴 것 없는 여걸들. 18일 오전 바둑TV 스튜디오에서는 이런 원조 트로이카 중 앞서 데뷔전을 치른 김혜민 9단을 제외한 두 명, 박지은 9단과 이민진 8단이 한 팀으로 데뷔전을 치러 큰 주목을 받았다.
▲ 이번 시즌 7년 만에 복귀한 사이버오로는 1지명 박지은 9단, 2지명 이민진 8단, 4지명 이영신 6단 등 주전 4명 중 3명을 여자 기사로 채웠다. 사진 맨앞은 사이버오로의 유일한 남자 선수인 박승문 8단.
그동안 공식 대국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궁금함을 안겨줬던 '은둔 여왕' 박지은 9단이 첫 출전한 무대에서 팀 승리를 결정했다.
2025 인크레디웨어 레전드리그 1라운드 4경기에 사이버오로의 3국 주자로 나서 맥아더장군팀의 안관욱 9단을 꺾었다.
293수까지 두어 계가한 결과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반집. 크게 불리했던 바둑을 후반에 극적으로 뒤집은 내용인 데다 1-1 스코어에서 팀 승리를 결정한 반집이었기에 그 짜릿함이 말도 못했다.
▲ 2007년 이후 19년 만에 마주한 두 기사. 박지은 9단을 향해서는 '오랜 만의 대국이라 그런지 아무래도 실전 감각이 떨어져 있는 것 같다'는 얘기가 몇 차례 방송을 탔다.
앞서 박승문 8단의 선제점에 이어 이민진 8단의 승리로 쉽게 승부를 끝낼 것 같았던 사이버오로는 도중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양건 9단을 상대로 승리를 목전에 둔 이민진 8단이 공배를 메우다 그만 사고를 낸 것.
▲ 양건 9단이 백1로 공배를 메웠을 때 이민진 8단이 둔 흑2가 말도 안 되는 수. 백3으로 귀를 잡고 있던 흑이 거꾸로 잡히며 승부가 뒤집혔다. 정상적으로 끝내기 했으면 흑 1집반승.
▲ '정관장의 여신'이란 별칭으로 친숙한 이민진 8단. 김혜민 9단, 권효진 8단과 나란히 여자바둑리그에서 뛰고 있는 '현역'이다.
이로써 개막 라운드 네 경기를 소화한 정규시즌은 내주 월요일(22일) 2라운드를 속행한다. 팀별 대진은 수소도시완주-사이버오로, 예스문경-쏘팔코사놀, 효림-GOGO양양, 의정부행복특별시-맥아더장군.
8개 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1~4위를 차지한 네 팀이 포스트시즌에서 최종 순위를 다투는 2025 인크레디웨어 레전드리그의 상금은 우승 3000만원, 준우승 1500만원, 3위 1000만원, 4위 500만원. 이와는 별도로 정규시즌의 매판 승자에게 70만원, 패자에게 40만원을 지급한다, 미출전 수당은 20만원.
▲ 각 30분, 40초 초읽기 5회.
▲ 3지명 맞대결에서 이다혜 5단이 박승문 8단에게 후반 역전을 허용하며 상대전적 1승1패.
▲ 선수에서 사령탑으로 변신한 이기섭 감독(사이버오로)과 5년 만에 리그에 복귀한 한상렬 감독(맥아더장군)이 임전 소감을 밝혔다.
▲ 2018년과 2019년 레전드리그에 참가한 바 있는 사이버오로.
▲ 맥아더장군 한상렬 감독과 4지명 정대상 9단의 검토.
▲ 이기긴 했지만 아쉬움을 남긴 맥아더장군 1지명 양건 9단.
▲ '너무 오랜 만에 둬서 준비를 잘 해와야 할 것 같다'는 박지은 9단. 오른쪽은 '(레전드리그에서) 첫 경기는 늘 졌었는데 오늘은 초반에 망한 바둑을 이겨서 기쁘다'는 박승문 8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