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전 10타수 4안타
-리드오프 존재감 폭발
-공·수·주 전방위 활약

LG의 2루수이자, 대표팀 리드오프 신민재. (사진=네이버 중계 갈무리)
[더게이트=도쿄돔]
신민재
(29·
LG 트윈스
)가 일본 도쿄 한복판에서 '한국 야구의 매운 맛'을 제대로 보여줬다. 두 경기에서 10타수 4안타 1타점 2득점. 한국 야구대표팀이 한일전 10연패 수렁에서 벗어난 가운데, 리드오프로 나선 신민재의 방망이만은 매섭게 살아있었다.
지난 15일 열린 일본과의 'K-베이스볼 시리즈' 1차전에서 신민재는 1번 타자·2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타선 전체가 6안타에 그친 경기에서 절반을 책임지며 압도적 존재감을 드러냈다.
16일 2차전에서도 5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 3-3 동점이던 4회 2사 1·2루에서 좌전 적시타로 팀에 리드를 안겼다. 대표팀은 5-7로 끌려가던 9회말,
김주원
의 동점 투런 홈런에 힘입어 7-7 극적인 무승부를 만들며 한일전 10연패 고리를 끊었다.
공·수·주 삼박자 활약이 돋보였다. 정근우 은퇴 이후 긴 시간 동안 공백이 컸던 대표팀 리드오프 자리를 신민재가 완벽히 메웠다. 타석에서는 빠른 타이밍의 스윙으로 일본 투수들의 속구를 공략했고, 수비에서도 실수 없이 안정된 움직임을 보였다.

신민재가 집중력을 갖고 타석에 임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중계 갈무리)
백미는 1차전 8회였다. 3-9로 크게 뒤지던 상황에서 선두타자로 나서 우중간 안타를 때린 신민재는, 우익수의 포구 동작을 눈치채자마자 망설임 없이 2루까지 내달렸다. 비록 대세는 기울었지만, 끝까지 발을 멈추지 않은 그 한 걸음이 경기장을 울렸다. 신민재는 "우익수가 약간 뒤로 가는 동작이 보여서 안 놓치고 뛰려고 했다"며 "그런 작은 실수라도 보이면 한 베이스 더 가겠다는 생각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도쿄돔도, 일본 원정도 처음이었지만 신민재는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 경기 전 "도쿄는 처음 가보는 곳이라 궁금했지만, 막상 뛰면 똑같다"고 말한 대로, 실전에서는 평소와 다름없는 침착함을 유지했다. 한일전 특유의 중압감에 대해서도 "그냥 야구하는 거라 긴장은 안 됐다"고 잘라 말했다.
일본 투수진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속구는 자신 있다. 늦지 않게 치려고 했는데 타이밍이 잘 맞았다"며 "오늘(15일) 3안타 모두 속구였다. 16일도 속구 타이밍 잘 맞춰 치겠다"고 말했다. 16일 경기에서도 약속대로 속구에 집중했고,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LG의 주전 2루수이자 통합우승 주역 신민재는 일본 도쿄에서 '신민재표 야구'의 정수를 유감없이 선보였다. 경기 결과는 아쉬움보다 희망이 더 컸다. '한국형 1번 타자'의 진가는, 이틀간 분명히 증명됐다.

수비에서도 활약한 신민재. (사진=네이버 중계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