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 받고 방사성 물질 흡수하는 "인공 식물"

하이커뮤니티매니져 0 4 09.16

실제 세슘에 오염된 토양에 인공 식물 소자를 설치해 정화 실험을 진행했다./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김성균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화학물리학과 교수 연구진이 태양에너지로 작동하는 인공 식물 소자를 개발해 방사성 세슘으로 오염된 토양을 빠르게 정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방사성 세슘은 방사능이 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길고 물에 잘 녹아 인체에 해를 주기 쉽다. 세슘이 근육이나 뼈에 쌓이면 암이나 장기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실제로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산 채소와 수산물이 ‘세슘 기준치 초과’ 판정을 받아 수입이 중단되거나 폐기된 사례도 있었다.

연구진은 방사성 세슘으로 오염된 토양을 정화하는 인공 식물을 개발했다. 지금까지 방사성 세슘으로 오염된 토양은 흙을 퍼 올려 세척하는 방법 외에는 마땅한 대안이 없었다. 이번에 개발된 인공 식물은 태양에너지를 받아 오염된 물을 빠르게 흡수하고, 방사성 세슘만 골라서 잎 부분에 축적한다.

실험에서 인공 식물은 20일 안에 토양 속 세슘 농도를 95% 이상 줄였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기존 방식으로는 몇 달 이상 걸리던 정화 과정을 획기적으로 단축한 것이다. 연구진은 “정화가 끝난 뒤 세슘이 축적된 잎만 교체하면 계속해서 인공 식물을 재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용한 잎은 산성 물질로 씻어내면 세슘이 다시 빠져나온다. 세슘 흡착제를 여러 번 재활용할 수 있어 비용과 환경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또 세슘이 빠져나가고 증발한 물은 회수 시스템을 통해 다시 토양으로 돌아간다.

김성균 교수는 “방사성 세슘 오염은 물보다 토양에서 훨씬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지만, 그동안 마땅한 처리 방법이 없었다”며 “자연의 식물을 모사한 장치를 오염된 땅에 설치만 하면, 태양에너지를 이용해 정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환경 과학 및 기술(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온라인판에 지난 8월 25일 게재됐다.

https://biz.chosun.com/science-chosun/science/2025/09/16/FZWD65UX5NGHZOEEMKPUGI3YX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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