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5 프로야구 KBO리그' 두산베어스와 LG트윈스의 경기. LG 선발투수 손주영이 역투하고 있다./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주영이든 승기든 한 명은 (불펜으로)가야 되니까.”
LG 트윈스는 현 시점에서 정규시즌 우승 및 한국시리즈 직행 가능성이 가장 크다. 14일까지 우승 매직넘버9다. 9월 들어 4승4패로 보합세지만, 타선, 선발, 불펜, 주루, 수비, 작전, 백업 등 모든 파트에서 가장 안정적이고 힘이 있는 팀이다.

1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5 프로야구 KBO리그' 두산베어스와 LG트윈스의 경기. LG 선발투수 손주영이 역투하고 있다./마이데일리
심지어 최근 가장 큰 걱정 하나가 사실상 해결됐다. 확실한 에이스다. 결국 가을야구서 검증을 받아야 되겠지만, 앤더스 톨허스트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하다. 타선에는 ‘출루머신’ 홍창기가 돌아와 더욱 강력한 테이블세터를 꾸릴 전망이다.
그러나 아직 아킬레스건이 완전히 해결된 건 아니다. 불펜이다. LG 불펜은 14일까지 평균자책점 3.99로 리그 3위다. 결코 처지는 불펜이 아니다. 불펜이 다소 무너진 작년보다 사정이 좋은 편이다. 그러나 통합우승한 2023년보다 양과 질에서 아쉬움은 있다. 현재 가장 확실한 카드는 마무리 유영찬과 김진성, 김영우다.
단, 김진성은 주무기는 확실해도 구위가 다소 불안정하고, 김영우는 가을야구 경험이 처음이다. 현대야구에서 최소 4~5명의 필승계투조가 유기적으로 돌아가는 게 이상적인 걸 감안하면, 염경엽 감독은 이 대목에서 다소 불안감이 있다. 실제 LG가 8월 말부터 다소 주춤한 시기를 뜯어보면, 불펜의 불안함이 경기력에 연결됐다.
염경엽 감독은 이미 예상보다 부진한 몇몇 선수의 기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장현식, 이정용, 함덕주, 박명근이 대표적이다. 이게 끝은 아니다. LG는 1~5선발의 밸런스가 리그에서 가장 좋은 팀이다.
포스트시즌은 선발투수를 4명만 쓰면 된다. 현실적으로 톨허스트, 요니 치리노스, 임찬규를 1~3선발로 쓰고, 손주영이나 송승기를 불펜으로 돌릴 가능성이 크다. 왼손 불펜이 예년보다 부족하다는 점을 감안해도 두 좌완 선발 중 한 명이 포스트시즌서 불펜으로 가는 게 이상적이다.
송승기가 13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서 불펜으로 나갔다. 1⅓이닝 4피안타 2탈삼진 2실점(비자책)으로 부진했다. 염경엽 감독은 14일 잠실 KIA전을 앞두고 “처음이 뭐든지 가장 중요하다. 처음이 안 좋으면 계속 안 좋은 확률이 높다. 지금 계속 테스트할 상황은 아닌데, 만약 여유가 주어지면 한 번 정도 더 테스트해볼 생각이다”라고 했다.
손주영도 불펜으로 테스트를 받을 전망이다. 염경엽 감독은 “어차피 중간으로 쓸 것이라면, 좌타자에 걸렸을 때 써야 한다. 왼손타자에게 썼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으니까. 어쨌든 주영이든 승기든 한 명은 가야 한다. 승기는 처음 모습이 안 좋았으니까 주영이도 한번 (불펜으로)쓸 기회가 있을 것이다. 주영이가 다음 등판 이후 시간이 좀 많이 있어서 테스트를 해보고, 팀이 어떻게 좋아질 수 있는지 투수코치하고 전체적으로 회의를 통해서 정하긴 정해야 한다”라고 했다.

2025년 9월 4일 오후 경기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 LG 선발투수 송승기가 5회말 3실점 한 뒤 허탈해하고 있다./마이데일리
이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LG는 하루 빨리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확정시점이 빠를수록 송승기와 손주영의 포스트시즌 보직 결정에 필요한 시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또 한국시리즈에 직행할 경우 그만큼 휴식하고 준비할 시간도 길다. 2년만의 통합우승을 위한 LG의 진짜 마지막 퍼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