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LG 트윈스가 2년 만에 정상 탈환에 성공한 가운데, 고우석이 LG 팬들에게 미안함을 전했다.
염경엽 감독이 이끄는 LG는 지난달 31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화 이글스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4-1로 승리했다.
이로써 LG는 시리즈 전적 4승1패를 만들면서 1990년, 1994년, 2023년에 이어 구단 통산 네 번째 통합 우승을 확정했다. 한국시리즈 5경기에서 17타수 9안타 타율 0.529, 1홈런, 8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른 외야수 김현수는 생애 첫 한국시리즈 MVP를 수상했다.

한국시리즈 5차전이 끝난 뒤 고우석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속마음을 털어놨다. 그는 "지난 2023년 많은 팬분들이 염원하고 기다리던 그 순간 내 모습이 그 순간을 망친 것 같아 마음 속에 죄송함을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시즌, 그리고 시리즈를 치르며 내 부족함을 뼈저리게 느꼈기에 온전히 기뻐할 수 있었다"며 "부족했던 건 잊고 그저 그 순간에 취해 기뻐하는 모습은 팬분들이 진정 원하는 선수는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 실력 부족이 원망스러웠다"고 덧붙였다.
LG는 2023년 정규시즌 1위에 오르면서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에서도 좋은 흐름을 이어가며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고우석은 2023시즌 44경기 44이닝 3승 8패 15세이브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4경기 4⅓이닝 1승 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8.31에 그쳤다. 젼년도(42세이브)에 비해 부진한 모습을 보인 만큼 고우석의 마음은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고우석은 "2025년 여전히 난 부족하지만, 팀의 우승 세리머니가 멋진 장면으로 바뀔 수 있어서 그것만으로도 기뻤다. 팬분들의 응원, 그리고 기대가 보답받은 것 같아 뛰지도 않은 내가 다 기쁘다. 축하드린다"고 전했다.
또 고우석은 "나라는 선수 개인을 응원해 주셔서, 기억해 주셔서 감사하다. 노력한 만큼 결과를 볼 수 있다면 너무나 좋겠지만, 그렇지 못했다. 그럼에도 열심히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 될 때까지 하면 안 되는 것은 없다는 걸 보여준 LG 트윈스처럼"이라고 적었다.

2023시즌이 끝난 뒤 미국 메이저리그(MLB) 도전을 선언한 고우석은 지난해 1월 김하성의 소속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조건은 2년 총액 450만 달러(약 64억원)였다.
하지만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고우석은 정규시즌 개막 로스터 승선에 실패했고, 더블A에서도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해 5월 초에는 마이애미 말린스로 트레이드됐다. 트레이드 이후에도 계속 마이너리그에 머무르며 더블A, 트리플A에서 경기를 소화했다.
올해도 고우석의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6월 중순 방출 통보를 받은 고우석은 6월 말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마이너 계약을 맺었지만, 시즌이 끝날 때까지 빅리그에 올라오지 못했다. 결국 고우석은 2년간 단 한 번도 빅리그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 고우석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