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정화 기자] 미국의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시가총액 4조3300억 달러를 기록하며 인도의 경제 규모(4조1900억 달러)를 추월했다. 이는 야후파이낸스와 국제통화기금(IMF) 자료에 따른 결과라고 크립토폴리탄이 2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인도는 지난해 6월까지의 분기에서 예상보다 높은 7.8%의 GDP 성장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명목 GDP(물가 상승률을 반영하지 않은 수치)는 8.8%로, 직전 분기의 10.8%에서 하락했다. 제조업은 7.7%, 서비스업은 9.3%, 건설업은 7.6% 성장했지만, 단일 기업인 엔비디아의 가치가 이를 뛰어넘었다.
엔비디아는 인공지능(AI)의 폭발적 성장에 힘입어 기업 가치가 4조 달러를 넘긴 최초의 기업이 됐다. 이 회사는 10년 전까지만 해도 게임용 그래픽 칩 제조업체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AI 하드웨어 분야의 핵심 공급자가 됐다. 챗봇에서 기업용 도구에 이르기까지 주요 AI 플랫폼들이 엔비디아의 칩을 기반으로 운영된다.
AI 성장의 중심에서 정치적 압력
이 같은 성공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는 최근 정치적 압력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에 동행한 가운데, 엔비디아는 인텔에 5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 결정은 미국 정부가 지난달 인텔의 지분 10%를 매입한 뒤 나온 것이다.
인텔은 한때 기술 리더였지만 최근 시장 점유율을 잃고 하락세를 보였다. 따라서 엔비디아의 투자는 단순 비즈니스보다는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또한, 엔비디아는 중국에서 고급 칩 판매 수익의 15%를 미국 정부에 제공하기로 합의하며 수출 면허를 받았다.
엔비디아, 미국 내 생산으로 방향 전환
정치적 압력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엔비디아는 지난 4월, 처음으로 미국 내 칩 생산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는 거의 모든 칩이 대만에서 생산됐다. 텍사스와 애리조나에 새 공장이 건설되고 있지만, 이는 워싱턴의 목표에 부합할 뿐 엔비디아 자체의 상업적 이익과는 거리가 있는 결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현재 엔비디아는 미국 정부와의 긴밀한 연계 속에서 운영되고 있다. △인텔 지원 △중국 수익 공유 △미국 내 생산 이전 등은 상업적 관점보다는 정치적 의도가 담긴 조치로 평가된다.
이전까지 엔비디아는 AI 하드웨어 경쟁에서 선두를 유지하는 데 집중했다. 이는 △기업 가치의 상승 △직원 보상 △미국 기술 리더십 강화로 이어졌다. 하지만 최근 미국 정부의 직접적인 개입은 회사 운영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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