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 투자로 양자컴 선점한 핀란드…초고밀도 양자 생태계

    고객센터이미지
    토토힌트 이벤트

기초과학 투자로 양자컴 선점한 핀란드…초고밀도 양자 생태계

하이커뮤니티매니져 0 14 10.28







블루포스 제조 현장에서 소형 냉각기가 제작중인 모습. 전성훈 동아사이언스 PD·pabiano95@donga.com



블루포스 제조 현장에서 소형 냉각기가 제작중인 모습. 전성훈 동아사이언스 PD·[email protected]




"이게 다 주문이 들어온 거라고요?"





지난달 방문한 핀란드 헬싱키의 양자컴퓨터용 냉각기 기업 '블루포스(Bluefors)'의 제조 현장에서는 다양한 크기의 황금빛 장치가 동시에 수십 대씩 제작되고 있었다. 아래쪽 지름이 좁아지는 원판 사이로 얇은 선들이 빽빽하게 연결돼 마치 샹들리에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모양새였다. 현재 가장 발전한 방식으로 평가받는 초전도체 회로 기반 양자컴퓨터의 냉각기다. 층이 내려갈수록 온도가 낮아지며, 실제로 계산을 수행하는 손톱만 한 양자 프로세서(QPU)는 샹들리에 아래쪽 끝부분 내부에 배치된다.





미래 전략기술인 양자컴퓨터는 기존 컴퓨터로는 계산이 너무 오래 걸려 사실상 해결이 불가능한 유형의 문제를 풀 수 있다. 신약·신소재 탐색, 암호 해독을 포함한 난제 해결에 유망하다. 양자컴퓨터는 어떤 물리적 상태가 하나로 정해지지 않고 동시에 존재하는 양자 중첩 등 양자 현상을 활용한 정보처리 단위 '큐비트(qubit)'로 계산을 수행한다. 큐비트의 형태는 구동 방식에 따라 다양하지만 보통 큐비트 수가 많고 오류가 적을수록 성능이 좋다.




블루포스 제조 라인에서 다양한 크기의 양자컴퓨터용 냉각기가 제작되고 있다. 전성훈 동아사이언스 PD·pabiano95@donga.com



블루포스 제조 라인에서 다양한 크기의 양자컴퓨터용 냉각기가 제작되고 있다. 전성훈 동아사이언스 PD·[email protected]




현재 양자컴퓨터가 아직 기존 컴퓨터의 성능을 뛰어넘지 못하는데도 블루포스의 냉각기는 1년에 수백 대씩 생산되고 있다. 대부분 연구개발과 교육용으로 쓰인다. 안시 살멜라 블루포스 최고제품개발책임자(CODO)는 "냉각기 크기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략 하루 1대꼴로 만들고 있다"며 "1대당 평균 제작 기간은 6개월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동시에 약 50개의 시스템을 제작할 수 있고 수요가 늘어나면서 공장을 확장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 1960년대 기초과학 연구가 독보적 기업 탄생시켜





초전도 양자컴퓨터는 온도가 낮을수록 주변의 잡음이 줄어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살밀라 CODO는 "현재 기술로 구현할 수 있는 최저 온도는 7밀리캘빈(mK, 절대온도의 단위)"이라고 설명했다. 섭씨로는 영하 273.143℃다. 모든 입자가 완전히 운동을 멈추는 온도인 '절대영도'에 가까운 수준이다.





냉각은 온도 범위에 따라 여러 단계에 걸쳐 진행된다. 먼저 헬륨의 액체 헬륨이 증발할 때 열을 흡수하는 원리를 이용해 약 1K까지 낮춘다. 이후에는 원자번호는 같지만 질량이 다른 동위원소헬륨-3과 헬륨-4 혼합물에서 헬륨이 이동하면서 흡수하는 열까지 활용해 수 mK 수준으로 낮춘다. 시스템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내부가 비어 있는 경우 목표 온도 구현에 걸리는 시간은 약 24시간이다.










안시 살밀라 블루포스 최고제품개발책임자(CODO, 오른쪽)가 블루포스 제조 현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성훈 동아사이언스 PD·pabiano95@donga.com



안시 살밀라 블루포스 최고제품개발책임자(CODO, 오른쪽)가 블루포스 제조 현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성훈 동아사이언스 PD·[email protected]




독보적인 블루포스의 기술력은 1960년대 시작된 기초과학 연구에 근간을 뒀다. 핀란드 기술연구센터(VTT)와 알토대가 함께 일군 극저온 냉각기술 연구성과가 꾸준히 발전해 2000년대 블루포스 창업으로 이어진 것이다.





블루포스는 양자컴퓨터 냉각기 시장에서 거의 독점에 가까운 입지를 차지한다. 초전도 양자컴퓨터의 생산 속도가 블루포스의 냉각기 제작 속도에 달려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아직 뚜렷한 매출을 내지 못하는 양자컴퓨터 기업과 달리 실질적인 성과도 내고 있다. 전직원 약 700명인 블루포스의 2024년 매출은 약 2억유로(약 3200억원)로 수출 비중이 90% 이상이다.










1000큐비트 이상급 초전도 양자컴퓨터 냉각기인 ′키데(KIDE)′가 만들어지는 모습. 전성훈 동아사이언스 PD·pabiano95@donga.com



1000큐비트 이상급 초전도 양자컴퓨터 냉각기인 '키데(KIDE)'가 만들어지는 모습. 전성훈 동아사이언스 PD·[email protected]




블루포스 공장 내 별도 공간에서는 1000큐비트 이상급 초대형 냉각기인 '키데(KIDE)'가 제작 중이었다. 제작 기간만 1년인 키데는 시스템 전체를 합치면 무게가 7톤에 달한다. 2023년 처음 납품된 키데는 전세계 첨단 양자컴퓨터 개발과 밀접히 연결됐다는 증거다. 미국 IBM은 2023년 세계 최초로 1000큐비트급 초전도 양자컴퓨터를 공개한 바 있다.





블루포스의 극저온 냉각기술은 양자컴퓨터뿐 아니라 민감한 검출기가 필요한 물리학 실험실, 우주 관측시설 등 다양한 곳에 활용된다. 살밀라 CODO는 "양자컴퓨터는 중요한 분야지만 냉각기가 쓰이는 유일한 분야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키데의 세부 구조를 확대한 모습. 전성훈 동아사이언스 PD·pabiano95@donga.com



키데의 세부 구조를 확대한 모습. 전성훈 동아사이언스 PD·[email protected]





● 전세계 가장 많이 깔린 핀란드산 양자컴퓨터





올해 노벨물리학상은 원자나 전자 등 매우 작은 미시세계에서만 일어나던 양자현상을 전자회로처럼 큰 규모에서도 구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과학자들이 받았다. 양자역학을 실험실 밖으로 끌어내 양자산업의 길을 연 것으로 평가된다. 초전도 양자컴퓨터의 근본 원리기도 하다.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과학자는 미국과 프랑스 출신이지만 현재 전세계에 설치된 양자컴퓨터 수는 핀란드가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 바탕에는 꾸준한 기초과학 투자뿐 아니라 기술사업화가 활발한 양자 생태계가 있다.










핀란드 에스포의 IQM 쇼룸에 있는 IQM 양자컴퓨터 모형. 전성훈 동아사이언스 PD·pabiano95@donga.com



핀란드 에스포의 IQM 쇼룸에 있는 IQM 양자컴퓨터 모형. 전성훈 동아사이언스 PD·[email protected]




핀란드 에스포에 있는 IQM은 현장 설치형(온프레미스) 양자컴퓨터를 설계부터 판매까지 하는 종합 기업이다. 올해 유럽 최초로 50큐비트급 양자컴퓨터를 구현하고 현재 매년 약 20대씩 양산하고 있다. 내년 초 150큐비트급 양자컴퓨터 출시가 목표다.





유하 바르티아이넨 IQM 최고글로벌담당자(CGAO)는 "IQM 양자컴퓨터는 주로 공공기관이나 연구소, 학교에 설치되며 10개 이상의 국가에서 연구자와 학생들이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올해 충북대에 5큐비트급 연구·교육용 모델 '스파크'가 설치돼 운용되고 있다. 그는 "양자컴퓨터 혁신은 대학에서 시작하지만 사회의 다른 부분으로도 확산될 것"이라고 밝혔다.





IQM은 사용자 친화적인 서비스 전략을 내세운다는 점에서 IBM 등 미국 양자컴퓨터 기업들과 차이가 있다. 미국 기업은 판매 후 양자컴퓨터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사용자가 독점할 수 없고 장비를 임의로 열어보거나 개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IQM은 사용자가 양자컴퓨터에서 생산되는 데이터를 독점으로 소유하고 자유롭게 부품을 뜯어보며 개조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유하 바르티아이넨 IQM 최고글로벌담당자(CGAO)가 소리굽쇠를 꺼내 초전도체 회로 방식 양자컴퓨터의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전성훈 동아사이언스 PD·pabiano95@donga.com



유하 바르티아이넨 IQM 최고글로벌담당자(CGAO)가 소리굽쇠를 꺼내 초전도체 회로 방식 양자컴퓨터의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전성훈 동아사이언스 PD·[email protected]




양자컴퓨터에 실제로 명령을 내릴 때 필요한 코딩용 '언어'는 현재 물리학 지식이 있는 사람들만 제대로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접근성이 떨어진다. IQM은 물리학 지식이 없는 타 분야 연구자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양자알고리즘 언어도 개발하고 있다.





IQM은 초전도 방식 양자컴퓨터가 기존 반도체 칩 기반이기 때문에 이온포획, 중성원자 방식 등 다른 방식과 비교해 대량 생산 측면에서 매우 유리하다고 봤다. 또 전자회로기 때문에 속도 면에서도 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바르티아이넨 CGAO는 "IQM 전직원의 국적은 50개가 넘는다"며 다양한 배경의 인재를 확보하는 전략도 기업에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핀란드 에스포의 IQM 쇼룸에 있는 웨이퍼에 만들어진 IQM 양자 프로세서(QPU) 칩. 전성훈 동아사이언스 PD·pabiano95@donga.com



핀란드 에스포의 IQM 쇼룸에 있는 웨이퍼에 만들어진 IQM 양자 프로세서(QPU) 칩. 전성훈 동아사이언스 PD·[email protected]





● 산학 연결해 양자 스타트업 쏟아내는 VTT





IQM을 배출하고 IQM과 핀란드 최초의 양자컴퓨터를 공동개발한 VTT는 1942년 설립돼 핀란드뿐 아니라 유럽의 과학기술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기관이다. 자체 첨단 기술 연구뿐 아니라 바로 옆에 위치한 핀란드 알토대 등과 긴밀히 협력하며 산학의 연결다리 역할을 한다. 연구에 활용할 수 있는 클린룸 등 인프라도 탄탄하게 제공한다.





VTT의 특징은 기술사업화를 통해 다양한 스핀오프 기업을 꾸준히 내고 있다는 점이다. 블루포스와 IQM뿐 아니라 새로운 반도체 기반 양자컴퓨터인 '실리콘 스핀' 양자컴퓨터를 개발하는 세미콘(Semiqon), 양자 신호 증폭기 등을 만드는 아크틱 인스트루먼츠(Arctic Instruments) 같은 신생 기업도 있다.










VTT 내에서 양자연구그룹을 이끄는 마티 팔로마키 책임(Lead)이 인터뷰하고 있다. 배경에는 IQM이 VTT에 납품한 양자컴퓨터 시스템이 보인다. 전성훈 동아사이언스 PD·pabiano95@donga.com



VTT 내에서 양자연구그룹을 이끄는 마티 팔로마키 책임(Lead)이 인터뷰하고 있다. 배경에는 IQM이 VTT에 납품한 양자컴퓨터 시스템이 보인다. 전성훈 동아사이언스 PD·[email protected]




VTT 내에서 양자연구그룹을 이끄는 마티 팔로마키 책임(Lead)은 "VTT는 산업계와 긴밀히 연결돼 혁신을 상용화하고 세계 무대로 나가는 데 주력한다"고 설명했다.





핀란드는 탄탄한 양자 생태계를 바탕으로 유럽 양자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2022년 핀란드에 설치된 유럽 최고 성능의 슈퍼컴퓨터인 루미(LUMI)는 올해부터 IQM의 50큐비트급 양자컴퓨터와 결합해 최근 각광받는 하이브리드 양자컴퓨팅 연구를 시도하고 있다.





IQM의 공동창업자인 미코 모토넨 알토대 응용물리학과 교수도 학문적 전문성뿐 아니라 기업가적 사고방식 육성을 강조한다. 이런 분위기 덕분에 알토대를 포함한 핀란드 대학생들도 창업에 대한 생각이 열려 있다.





하드웨어 유니콘을 배출한 모토넨 교수는 이제 양자컴퓨터가 사회에 실질적인 기여를 할 수 있도록 양자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데 주력한다. 약 1년전 알고리즘 기업 큐밀(QMill)을 새로 창업했다.










미코 모토넨 알토대 응용물리학과 교수. 전성훈 동아사이언스 PD·pabiano95@donga.com



미코 모토넨 알토대 응용물리학과 교수. 전성훈 동아사이언스 PD·[email protected]




모토넨 교수는 "첨단 기술 산업들은 미래에 어떤 방식으로든 양자컴퓨터를 활용하게 될 것"이라며 "어떤 문제에서든 양자컴퓨터가 기존 컴퓨터를 앞지르는 최초의 양자 우위가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정도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후 새로운 유형의 양자 우위가 나타나는 시점이 여러 차례 있고 그때마다 양자컴퓨터로 창출되는 수익과 혜택은 점점 더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재 양성 측면에서는 "양자 기술에 맞춤화된 학사 프로그램이나 전공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 수 km내 밀착해 유기적 소통하는 양자 생태계





핀란드 양자 스타트업들은 알토대와 VTT를 중심으로 에스포와 헬싱키에 걸쳐 시 수 킬로미터 내에 기업과 인프라가 모인 조밀한 물리적 생태계가 협력에 큰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은다. 에스포에 있는 VTT 건물 내에는 수많은 기술 스타트업이 입주해 마치 가족처럼 지내며 서로 협업이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쉽게 만나 논의할 수 있다.










잔나 쓰오미 엔터 에스포(Enter Espoo) 대표가 인터뷰하고 있다. 전성훈 동아사이언스 PD·pabiano95@donga.com



잔나 쓰오미 엔터 에스포(Enter Espoo) 대표가 인터뷰하고 있다. 전성훈 동아사이언스 PD·[email protected]




에스포를 홍보하고 기업 유치를 촉진하는 정부 기업인 엔터 에스포(Enter Espoo)의 잔나 쓰오미 대표는 "에스포는 북유럽에서 가장 큰 클린 룸을 보유하고 있다"며 "인구수 30만명에 불과하지만 유럽에서 특허 신청을 여섯 번째로 많이 한 도시"라고 설명했다.





현재 VTT의 기존 반도체 팹(Fab) 인프라인 마이크로노바(Micronova)를 3배 이상 확장한 인프라인 퀀티노바(Kvanttinova)를 구축하고 있다.





쓰오미 대표는 뛰어난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우선 '살기 좋은 도시'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는 "에스포의 아름다운 자연과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은 사람들이 에스포에 살고 싶어하고 가족을 데려오는 이유"라며 "혁신을 이루는 것은 결국 사람"이라고 밝혔다.







https://m.dongascience.com/news.php?idx=74762


, , , , , , , , , , , , , , , , , , , ,

Comments

포디움
종목별 팀순위
포디움

순위 경기 승점
1 리버풀 19 12 6 1 42
2 아스널 18 12 4 2 40
3 애스턴 빌라 19 12 3 4 39
4 토트넘 18 11 3 4 36
5 맨시티 17 10 4 3 34
6 맨유 19 10 1 8 31
7 웨스트햄 18 9 3 6 30
8 뉴캐슬 19 9 2 8 29
9 브라이튼 18 7 6 5 27
10 본머스 18 7 4 7 25
11 첼시 18 6 4 8 22
12 울버햄튼 18 6 4 8 22
13 풀럼 19 6 3 10 21
14 브렌트포드 17 5 4 8 19
15 크리스탈 팰리스 18 4 6 8 18
16 노팅엄 포레스트 19 4 5 10 17
17 에버턴 18 8 2 8 16
18 루턴 18 4 3 11 15
19 번리 19 3 2 14 11
20 셰필드 19 2 3 14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