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 다리처럼 췌장 감싸는 3차원 마이크로 LED가 암세포만 정밀타격

하이커뮤니티매니져 0 1 05:21

췌장을 감싸고 빛을 조사하는 3차원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장치가 작동하는 모습. KAIST 제공

췌장을 문어 다리처럼 휘감아 모양에 맞게 밀착하고 빛을 조사해 암세포만 파괴하는 3차원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장치가 개발됐다. 쥐 실험에서 실제로 췌장암을 치료하는 데도 성공했다.

KAIST는 이건재 신소재공학과 교수팀이 권태혁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췌장 전체를 둘러싸 빛을 전달하는 3차원 마이크로 LED 장치 개발에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10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췌장암은 진단이 어렵고 치료가 까다로운 암으로 5년 생존율이 10%대에 불과하다. 췌장암은 2기부터 종양 주변에 단단한 미세 구조가 형성돼 수술이 어렵고 항암제와 면역세포가 침투하기 힘들어진다. 치료 성공률을 낮추는 원인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3차원 장시간, 저강도 광역동치료 시스템 개요. KAIST 제공

암 치료법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암세포에만 붙는 약물인 광감각제를 활용해 빛으로 암 조직을 파괴하는 광역동치료(Photodynamic Therapy)가 주목받고 있다. 암 조직에 축적된 광감각제에 빛을 조사하면 활성산소(ROS)가 생성돼 암세포를 사멸시킨다.

광역동치료에 쓰이는 기존 레이저는 췌장처럼 깊숙이 위치한 장기까지 빛을 전달하기 어렵다는 점이 걸림돌이었다. 빛의 세기가 너무 강하면 정상 조직까지 손상될 수 있다.

연구팀은 문어 다리처럼 자유롭게 휘어져 췌장 표면에 밀착되는 3차원 장치를 고안했다. 췌장을 감싸 약한 빛을 오랜 시간 고르게 전달하기 때문에 정상 조직은 보호하고 암세포만 제거할 수 있다.

췌장암에 걸린 쥐에 장치를 적용한 결과 3일 만에 종양 섬유조직이 64% 감소했고 손상된 췌장 조직이 정상 구조로 회복됐다.

권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광치료의 '깊은 조직 전달' 한계를 뛰어넘었다"며 "면역 기반 난치암 치료 전략 확장에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췌장암 치료의 가장 큰 장벽인 종양 주변 미세환경을 직접 제거하는 새로운 광치료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며 "인공지능(AI) 기반으로 췌장암 종양 상태를 실시간 분석해 맞춤형 치료가 가능한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고 임상 적용을 위한 파트너를 찾아 상용화하고 싶다"고 밝혔다.

https://m.dongascience.com/news.php?idx=75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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