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동반 라운드를 펼치고 있는 김효주(왼쪽)와 황유민. 사진 제공=KLPGA
3년 전 이맘때쯤 여자골프 세계 랭킹 ‘톱10’에 30대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당시 세계 ‘톱25’ 중에도 30대 선수는 10위권 대니얼 강(당시 30세)과 20위권
박인비
(당시 34세) 둘 뿐이었다. 그때만 해도 세계 여자골프 무대에서 30대는 제대로 힘을 쓸 수 있는 나이가 아니었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당시 힘을 쓰던 20대 후반 선수들이 30대에 접어들어서도 세계 랭킹 ‘톱25’를 유지하며 맹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퍼팅을 준비하고 있는 고진영. 사진 제공=대홍 기획
현재 세계 랭킹 ‘톱10’ 중 30대 선수는 2명이다. 세계 랭킹 8위
김효주
(30)와 10위
김세영
(32)이다. 올해 초 30위까지 떨어졌던 김효주는 8위까지 치고 올랐고 7월 중순 50위까지 추락했던 김세영도 5년 만의 우승을 발판 삼아 10위까지 치고 올랐다.
2003년 생 지노 티띠꾼(22·태국)이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면서 세계 랭킹 1위에 올라 있지만 베테랑들의 활약도 만만치 않다. 넬리 코르다(27·미국)가 세계 랭킹 2위에서 1위 탈환을 노리고 있고 호주 동포 이민지(29)도 세계 3위로 버티고 있다. 이민지와 세계 랭킹 5위 찰리 헐(29·잉글랜드)은 내년이면 30대로 접어든다. 세계 랭킹 6위 리디아 고(28·뉴질랜드)도 내년 20대의 마지막 해를 보낸다.

샷을 준비하고 있는 김세영. 사진 제공=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조직위
세계 랭킹 ‘톱10’ 중 20대 초·중반 선수는 티띠꾼을 비롯해 세계 4위 야마시타 미유(24·일본), 7위 인뤄닝(23·중국), 9위 사이고 마오(24·일본)까지 4명이다.
10위를 넘어서면 20대 초중반 선수 숫자가 확 줄어든다. 세계 11위부터 25위까지 15명 중 25세 이하 선수는 11위 로티 워드(21·잉글랜드), 12위 유해란(24), 14위 다케다 리오(22·일본), 23위 이와이 아키에(23·일본) 4명이 전부다. 아직 우승이 없는 세계 랭킹 17위
최혜진
(26)도 벌써 내년이면 27세가 되고 세계 랭킹 25위
브룩 헨더슨
(28·캐나다)도 20대의 마지막 해를 맞는다.
세계 랭킹 19위 셀린 부티에(32·프랑스), 20위 로런 코글린(33·미국), 22위 에리야 쭈타누깐(30·태국), 24위
고진영
(30)이 세계 ‘톱25’에 올라 있는 30대 베테랑들이다. 이들 중 코글린은 작년 초만 해도 세계 100위 밖 무명이었다가 30대에 접어들어 원숙한 샷을 날리고 있는 늦깎이 선수다. 한때 세계 랭킹 1위에도 올랐던 쭈타누깐 역시 지독한 슬럼프를 겪으면서 세계 100위 근처까지 내려갔다가 부활했다.

퍼팅을 준비하고 있는 이동은. 사진 제공=KLPGA
여자골프 사상 최고의 선수로 칭송받는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LPGA 투어 72승 중 54승을 30세 이후에 거뒀다. 메이저 왕관 10개 중 8개는 30대에 쓴 것이다.
비록 올해 30세 내외 선수들의 활약이 대단했지만 2026년에는 ‘베테랑 대 젊은 피’ 대결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내년 투어에 합류할 20대 초반 젊은 선수들이 무척 많기 때문이다. Q시리즈 파이널 스테이지에서 수석 합격한 헬렌 브림(독일)이 20세에 불과하고 ‘LPGA 루키’ 이동은(21)과 황유민(22)도 패기 넘치고 피가 끓는 20대 초반 선수들이다.
세계 ‘톱25’를 지키려는 30대 베테랑과 새롭게 그 안으로 진입하려는 20대 초반 골퍼들 간 밀고 밀리는 대격돌이 이제 곧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