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송승기. 연합뉴스
오랫동안
LG
는 좌완 가뭄에 시달렸다. 29년 만에 통합우승을 달성한 2023년에도 선발 로테이션에 좌완은
김윤식
뿐이었다. 그 후 2년,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외부 영입 없이 국내 좌완 선발이 2명이나 성장했다. 든든한 아시아쿼터에 전역을 앞둔 김윤식까지, LG는 검증된 좌완 자원을 한가득 안고 다음 시즌을 준비한다.
LG 마운드에는 좌완 기근이 유독 심했다. 2021년 10승을 찍은 앤드류 수아레즈의 이적 이후 마땅한 대안이 없었다. 이 시기 팀을 위기에서 구출한 주역은 김윤식이었다. 롱 릴리프와 대체 선발을 오가던 김윤식은 2023년 선발진에 정식 합류한 뒤 6승 4패를 쌓았다. 한국시리즈에서도 1승을 책임지며 팀의 통합우승에 이바지했다.
김윤식이 지난해 7월 입대하면서 LG의 좌완 전망이 다시 미궁으로 빠져드는 듯했다. 그러나 두 시즌을 치르는 사이 LG의 토종 좌완이 무럭무럭 성장했다. 좌완 선발진은 물론 대체 선발, 불펜 전력까지 두꺼워졌다.
손주영
은 지난해 김윤식의 공백을 빈틈없이 채워줬다. 2017년 2차 1라운드 2순위로 선발돼 좌완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으나 2023년까지 부진을 거듭하며 1군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선발 첫 시즌이었던 2024년 9승 10패 평균자책 3.79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임찬규
와 함께 LG의 ‘토종 원투펀치’로 불리며 1군에 정착하는 데에 성공했다.

LG 손주영. 연합뉴스
2025시즌 LG의 최대 수확은
송승기
다. 상무 야구단에서 전역해 1군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하자마자 11승 6패, 평균자책 3.50을 찍었다. ‘선발 2년 차’ 손주영은 11승 6패 평균자책 3.41을 기록했다. 확실한 좌완 4·5선발이 자리잡으면서 LG의 마운드 운용은 한층 여유로워졌다.
LG는 아시아쿼터 투수를 영입할 때에도 ‘좌완’에 초점을 맞췄다. 내년부터 LG에서 뛰는 호주 출신 좌완
라클란 웰스
는 올해 키움에서 부상 대체 외국인선수로 뛰며 4경기에서 1승 1패 평균자책 3.15를 기록했다. 구단은 웰스가 대체 선발과 롱 릴리프를 오갈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염경엽 LG 감독은 지난 10월 한국시리즈 우승 후 “김윤식을 선발로 활용할지 중간으로 활용할지 고민 중이다”라며 “6선발로 쓰면 선발진의 과부하를 막아줄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염 감독은 올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에 지명한 좌완
박준성
의 성장세도 기대하고 있다. 넘치는 좌완 인재를 어떻게 활용할지, LG는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이두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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