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원태인(왼쪽)과 LG 송승기. 각 구단 제공
시즌 막판 순위 싸움에서 국내 투수들의 호투가 돋보이고 있다.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대한 전망도 밝아진다.
삼성 원태인은 5연승을 달리는 중이다. 지난달 20일 NC전에서 시즌 8승째를 올린 뒤 9월20일 LG전에서 시즌 12승(4패)째를 달성했다. 코디 폰세, 라이언 와이스(이상 한화), 라일리 톰슨(NC) 등 외국인 선수들이 리그 다승 상위권을 차지하는 가운데 원태인이 국내 투수들 중에서는 가장 많은 승수를 쌓았다.
2000년생인 원태인은 최근 열린 국제 대회들에서 출전 경험이 가장 많은 투수 중 하나다.
2020 도쿄올림픽에 이어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했고 같은 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금메달도 이끌어냈다. 시즌을 마치고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 참가했다. 지난해 열린 프리미어12에는 부상 여파로 참석하지 못했지만 원태인은 다가올 WBC 대표팀에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다승왕을 차지한 데 이어 올시즌에도 리그 최상위권 국내 투수임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쩍 성장한 한화 문동주 역시 기대감을 키운다. 한 시즌 최다 승수가 2023년 기록한 8승(8패)이었던 문동주는 올시즌에는 이를 넘어선 데 이어 데뷔 후 처음으로 두자릿수 승수를 달성했다. 지난 20일 KT전에서는 구원 투수로 등판해 7회 시속 161.4㎞의 빠른 공을 뿌리며 3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문동주는 2023년 아시안게임에서 대만과의 결승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무실점으로 한국 대표팀의 우승을 이끌어낸 이력이 있다. 그 해 APBC에도 출전하며 국가대표 경험을 쌓았다. 올해는 정규시즌에서도 더 성숙한 모습을 보이며 기대감을 키운다.
좌완 투수 중에서는 LG 송승기의 활약이 돋보인다.
2021년 LG의 지명을 받아 프로에 입단했지만 2022~2023년 1군에서 2시즌 동안 8경기밖에 출전하지 않았던 송승기는 올시즌 LG의 선발진을 꿰찼다. 26경기 11승5패 평균자책 3.38을 기록하며 LG의 선두 행진에 힘을 보태는 중이다.
국가대표 경력은 없지만 팀 내 손주영과 함께 좌완 선발 투수의 세대 교체를 일궈낼 수 있는 유력한 후보 중 하나다.
류지현 대표팀 감독은 지난 2월 대표팀 선발의 기준으로 “2025년 리그 성적이 분명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지난 19일 미국 메이저리그의 한국계 선수들과의 참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면서는 “과거에는 최종 엔트리를 선발할 때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선발 투수와 우타”라고 돌이켜봤다.
다행히 시즌 막판 순위 싸움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투수들이 류 감독의 걱정을 덜 만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대표팀은 12월까지 대표팀 명단을 35명 수준으로 줄인 뒤 내년 1월 사이판 전지훈련을 떠난다. 최종 명단을 제출해야 하는 2026년 2월 초까지 엔트리를 확정할 계획이다.
김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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