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ATP 마스터스 1000 기자회견
"알카라스 시너에 져도 좌절 안해"

상하이 ATP 마스터스 1000에 출전한 노박 조코비치가 지난 2일 공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대회조직위원회
〔김경무의 오디세이〕 지난 1일 개막한 '상하이 ATP 마스터스 1000'(상하이 롤렉스 마스터스)에 출전한 노박 조코비치(38·세르비아). 은퇴를 논할 나이에도, '빅2'에 밀리면서도 도전을 멈추지 않는 이유에 대해 그가 다시 한번 털어놨습니다.
세계랭킹 5위 조코비치는 94위 마린 칠리치(37·크로아티아)와의 2라운드(64강)을 앞두고 2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속내를 밝혔습니다.
지난 2년 동안 카를로스 알카라스(22·스페인)와 야니크 시너(24·이탈리아)가 그랜드슬램 타이틀 8개를 반반씩 나눠가지며 자신이 번번이 고배를 마신 상황과 관련해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좌절하지는 않는다"고 했습니다.
"저는 단지 결과나 트로피만을 위해 테니스를 하는 게 아닙니다. 계속 나아가는 다른 여러 이유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세계 곳곳에서 사랑과 지지를 경험하는 것, 그리고 큰 대회에 출전해 스포츠로서의 테니스 발전에 여전히 기여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그것이 저한테 동기를 부여합니다. 제가 코트로 걸어가고, 사람들이 제 이름을 부르고 응원을 할 때마다 전율을 느낍니다. 그것은 아름다운 경험입니다."
올해 조코비치는 4개 그랜드슬램에서 모두 4강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롤랑가로스와 윔블던에서는 시너에게, US오픈에서는 알카라스에게 패하고 말았습니다. 3경기 모두 한 세트도 따내지 못했고, 지난 1월 호주오픈 8강전에서 알카라스를 꺾은 것(4-6, 6-4, 6-3, 6-4)이 유일한 위안이었습니다.

이번 상하이 ATP 마스터스 1000에서 야니크 시너와 노박 조코비치의 4강 대결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사진/ATP 투어
이에 대해 조코비치는 "올해 세계 최고 두 선수에게 패한 경기를 제외하면, 그랜드슬램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냈습니다. 4강에 모두 올랐다는 건 제 수준과 일관성을 보여줍니다"라며 스스로 위안을 삼았습니다.
그는 경기 시스템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3세트제(best-of-three) 에서는 체력(physicality)이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하지만 결국 정신적인 부분, 경기 감각(the game-wise)과 다 연결돼있습니다. 체력이 100%가 아니면 반 박자 느리게 되고, 그게 전체 플레이와 랠리, 다른 부분에 영향을 줍니다."
"마스터스 1000 대회는 대부분 2주 가까이 열리지만, 3세트제라면 제가 우승 트로피를 노릴 기회가 더 많다고 느낍니다."
이번 상하이 롤렉스 마스터스에서 시너와의 4강전 맞대결 가능성에 대해 조코비치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시너와 경기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 말은 제가 최소 4강에 오른다는 뜻이니까요(웃음). 지난해에도 이 대회 결승에서 그와 맞붙어 좋은 경기를 했습니다. 다시 기회를 잡고 싶습니다."
이번 대회 최고의 관전 포인트라 할 수 있습니다. 조코비치는 지난해 이 대회 결승에서 시너에게 6-7(4-7), 3-6으로 패하며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습니다. 올해는 설욕의 무대가 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