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정화 기자] 27일 비인크립토에 따르면 약 30년 만에 처음으로 외국 중앙은행이 미 국채보다 더 많은 금을 보유하게 됐다. 이는 안전성, 유동성, 신뢰를 바라보는 글로벌 관점의 변화와 함께, 종이 자산에서 실물 자산으로의 전환을 상징하는 큰 지표로 해석된다.



Barchart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중앙은행은 2025년까지 기록적인 금 매입을 이어가며 금 보유량이 국채 보유량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금위원회(WGC)에 따르면 중앙은행은 7월에 10톤, 8월에 19톤의 금을 순 매입해 2025년 연간 약 900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장기 평균치의 두 배를 넘어선 수준으로, 4년 연속 지속되고 있다.



중앙은행의 금 매입은 2010년 이전까지 약 20여 년 동안 순 매도세였으나, 이후 16년간 꾸준히 늘어나 현재 사상 최장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2025년 상반기에만 23개국이 금 보유량을 확대했다. 코베이시 레터는 “중앙은행들은 금 매입을 멈출 수 없다”고 전했다.




금, 더 이상 단순한 인플레이션 헤지가 아니다



금의 인기는 단순히 인플레이션 방어 수단의 역할에서 벗어나고 있다. 매크로 연구원 수닐 레디(Sunil Reddy)는 금값 상승이 연준의 역환매 레포(reverse repo)의 잔고 급감과 연관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 잔고가 사라지자 금값이 급등했다. 자본은 디폴트하지 않는 안전자산을 찾고 있다”며 “금은 이제 단순한 인플레이션 헤지가 아니라 ‘최고의 담보’이자 가장 신뢰받는 자산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수익의 23%가량을 이자 지불에 사용한다는 보고서와 함께, 정치적 교착 상태와 부채 증가가 국채에 대한 외국의 신뢰를 약화시키는 배경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의 위치는 더욱 견고해지고 있다.



그러나 금 역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암호화폐 투자자 라크 데이비스(Lark Davis)는 금값이 최근 급락한 반면 비트코인(BTC)이 3% 상승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금 시장의 일부만 흡수해도 새로운 상승 랠리를 이끌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중앙은행의 선택이 향후 시장을 규정할 것



중앙은행들은 과거 오랜 기간 금을 매도하던 입장에서, 이제 매년 기록적인 양을 매입하는 변화로 방향을 틀고 있다. 이는 글로벌 금융 시장과 화폐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예고하는 신호로 보인다.



중국 금 ETF조차 최근의 금 매도세 속에서 금 보유를 늘렸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한 분석가는 “이번 금값 하락은 기술 알고리즘의 작동으로 인한 기계적 조정일 뿐, 중요한 매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앙은행이 실물 자산으로 방향을 확실하게 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돈을 발행하는 사람들이 금을 쌓고 있다면, 우리 일반 사람들은 무엇을 쌓아야 할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가 향후 10년간 시장과 화폐의 판도를 바꿀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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