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배구연맹(KOVO)이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컵 대회)에 이어지는 파행에 대해 공식 사과문을 게시했다.
KOVO는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사과드립니다”라며 “KOVO는 이번 컵 대회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한 것에 대해 깊은 책임을 통감하며, 배구를 사랑해 주시는 팬 여러분과 관계기관 여러분께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라고 전했다.
이어 “KOVO는 컵 대회 개최 전날인 9월 12일(금) 세계배구연맹(FIVB)으로부터 개최 불가를 통보받았고, FIVB와 대회 개최에 대해 지속적으로 의견을 조율했지만, 13일(토) 24시까지 개최에 대한 최종 승인 답변을 받지 못해 남자부 전면 취소를 결정했다. 이후 14일 새벽 4시경 FIVB로부터 조건부 개최 승인을 받아 대회를 재개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사진=KOVO 공식 SNS
KOVO는 “이 모든 과정에서 혼란을 야기해 커다란 불편과 실망을 끼쳐드린 배구 팬분들과 여수시 관계자들, 방송사 및 스폰서, 구단 관계자들, 해외 초청팀에 혼선을 빚게 한 점 다시 한번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라고 했다.
이번 컵 대회는 KOVO의 안일한 행정 처리로 인해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갑작스러운 외국인 선수 출전 불가, 경기 순연, 대회 취소, 대회 취소 번복 등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여기에 ‘디펜딩 챔피언’ 현대캐피탈이 중도 하차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FIVB는 총 4가지 조건을 내세우며 대회 진행을 승인했는데, 그중 하나가 ‘2025 FIVB 남자부 배구 세계선수권대회에 등록된 선수들은 컵 대회에 포함되어서는 안 된다’라는 조항이 포함됐다.

사진=KOVO
해당 조항은 국가대표 차출 선수를 비롯해 25인 후보 명단까지 적용된다. 현재 현대캐피탈은 허수봉, 박경민, 신호진이 대표팀에 차출됐고, 황승빈, 임성하, 정태준이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캐피탈은 13일 OK저축은행과 개막전을 치렀으나, FIVB 조건으로 인해 선수단 가용 인원이 대폭 감소했다. 대회를 무리하게 강행하면, 선수단 부상 위험도가 높아질 것을 염려해 대회 철수를 선택하게 됐다.
앞서 FIVB의 조항으로 인해 외국인 선수와 초청팀 태국 나콘라차시마가 대회에 참가할 수 없는 상황에서 현대캐피탈까지 하차하며 6팀이 경쟁하게 됐다. 사실상 반쪽짜리 대회가 된 셈. KOVO는 남은 경기를 무료 관중 체제로 전환하며 사태를 수습했으나, 팬들의 따가운 시선을 피하지는 못하게 됐다.
KOVO는 이번 컵 대회 진행과 관련해 “이러한 일이 벌어진 원인에 대해 철저히 분석하고, 관련된 관계자들에 대해서도 후속 조치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FIVB와 더욱 원활한 소통 채널을 만들면서 제도적인 보완책을 마련해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업무를 진행하겠다”라고 전했다.
[김영훈 MK스포츠 기자]